양자컴퓨터 기술
더 나아가 상용화 시기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양자컴퓨터를 AI와 함께 글로벌 산업 지형을 재편할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 것은 분명하다.
양자컴퓨터 기술 주목
지난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25에서 양자컴퓨터가 단순한 연구 주제를 넘어 현실적 응용과 비즈니스 기회로 확장되는 모습을 보이며, 머지않아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킬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가 한층 커졌다.
대형 기술 기업들은 더 낮은 에러율, 더 많은 큐비트(Qubit, Quantum Bit), 그리고 양자·클라우드·인공지능(AI) 기술이 결합된 서비스를 선보이며 보다 구체적인 로드맵과 파트너십을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행사에서 선보인 여러 기술 시연과 프로토타입이 양자컴퓨터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상용화에 이르기 위해서는 여전히 에러율 감소, 큐비트 안정화, 소프트웨어 생태계 정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1월 7일 CES 2025에서 양자컴퓨터가 유용하게 쓰일 때까지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 발언한 이후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점을 둘러싼 논쟁이 고조되기도 했다.
상용화 시기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양자컴퓨터 분야는 AI와 더불어 글로벌 산업 지형을 재편할 혁신 기술로 주목받으며 더욱 치열한 기술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양자컴퓨터 기술 발전 동향
양자컴퓨터는 미시 세계의 물리 법칙인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해 현재의 컴퓨터 시스템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컴퓨터를 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되었다.
1900년 독일의 막스 플랑크가 양자(Quantum) 개념을 처음 도입하고 1920년대에 닐스 보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에르빈 슈뢰딩거 등이 양자역학 이론을 정립하면서 양자컴퓨터의 핵심 원리를 이해하는 기초가 마련되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현상의 고유한 특성을 이용해 기존 컴퓨터보다 복잡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를 바꿀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컴퓨터는 0 또는 1로 값을 출력하는 이진법 구조인 비트(bit)를 연산의 기초 단위로 활용해 정보를 처리한다. 이 과정에서 대용량 정보에 대한 연산 능력을 높이기 위해 고집적 반도체를 사용해 연산 장치의 성능을 높이거나 여러 개의 연산 장치를 병렬로 연결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반도체 성능 향상을 위해 미세화 수준을 높일수록 제어가 불가능한 양자역학적 효과로 인해 집적도 한계가 발생하며, 결과적으로 더 이상의 컴퓨터 성능 향상이 어려워졌다.
양자컴퓨터는 큐비트를 연산의 기초 단위로 활용해 많은 경우의 수를 동시에 표현하고 빠르게 계산함으로써 기존 컴퓨터 대비 월등하게 빠른 속도로 정보 처리가 가능하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의 중첩(Superposition), 얽힘(entanglement) 등의 특성을 이용해 기존 컴퓨터보다 월등히 큰 대용량의 병렬 연산이 가능하다.
300자리 정수로 이루어진 1천 비트의 숫자를 소인수 분해할 때, 기존 컴퓨터는 약 1백만 년의 시간이 소요되나 양자컴퓨터는 성능에 따라 1초에서 1일 이내 계산이 가능한 수준이다.
양자컴퓨터의 연산은 양자 알고리즘으로 큐비트를 변환해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높은 신뢰도를 가진 큐비트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며, 많은 기관에서 다양한 큐비트 생성 방법을 연구 중이다.
낮은 범용성으로 제한적인 목적에만 사용되는 세계 최초의 상용 양자컴퓨터 ‘디웨이브원(D-Wave One)’이 2011년 출시된 이후 다양한 알고리즘을 수행할 수 있는 범용 양자컴퓨터 개발을 위한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었다.
큐비트가 늘어날수록 계산 오류도 커진다는 한계로 인해 양자컴퓨터를 널리 사용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개선과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양자컴퓨터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다수 기관들이 연구개발을 지속하는 가운데, 구글은 지난 12월 양자컴퓨터 칩 ‘윌로우’를 공개하며 30년 동안 양자컴퓨터의 고질적 난제로 지목된 오류 발생 문제를 처음으로 해결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윌로우는 큐비트들이 서로 오류를 보정할 수 있는 구조로 구현되어 큐비트가 늘어날수록 오류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지는 구조다. 다만, 윌로우는 영하 273℃ 부근 극저온에서만 작동이 가능해 상용화까지는 추가적인 과제가 남아 있으며, 현재 105개의 큐비트만을 갖춰 대규모 양자컴퓨팅의 초기 단계 수준 이라고 볼 수 있다.
양자컴퓨터 활용 분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미래양자융합포럼이 공동 발간한 『양자정보 기술 백서』에서는 양자컴퓨팅 시장의 규모가 연평균 20.1% 성장해 2031년 3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양자컴퓨팅 시장의 규모는 2024년 789억 원 수준에서 연평균 22.1% 성장해 2031년 3,197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양자컴퓨팅 기술에 대한 수요가 큰 산업 분야로는 보건·의료, 금융, 정부·공공 안전 등을 꼽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압도적인 연산 속도를 바탕으로 기존 기술로는 계산하기 어려운 신약 물질 발굴, 금융 서비스, 암호 해독, 분자 구조 해석, 물류 최적화, AI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주요국들은 양자컴퓨터의 중요성과 잠재력을 인식하고 국가 차원의 대규모 지원과 제도 마련을 통해 기술 확보 경쟁에 나섰다.
미국은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을 국가 전략 과제로 인식하고 막대한 자금 지원을 통해 연방 차원의 양자과학 연구개발을 가속화하며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EU는 양자컴퓨터가 포함된 양자 기술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조성된 대규모 연구 및 혁신 이니셔티브인 ‘퀀텀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은 양자컴퓨팅을 국가 전략 기술로 선정하고 전폭적인 지원과 막대한 투자, 활발한 연구 활동을 통해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미국과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자컴퓨터와 가상자산
양자컴퓨터의 강력한 연산 능력은 현재의 암호화 알고리즘에 위협이 될 수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보안에 잠재적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의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공개키 암호화(RSA)나 타원곡선 암호화(ECC)와 같은 전통적인 암호화 방식에 의존하고 있는데, 충분히 발전된 양자컴퓨터는 쇼어 알고리즘(Shor’s Algorithm) 등을 활용해 이러한 암호화 시스템을 무력화함으로써 개인키를 탈취하거나 거래 기록을 조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터의 성능이 비트코인의 암호화 시스템을 실제로 위협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며, 비트코인 커뮤니티 역시 다층적인 방어 시스템을 활용해 공격 위협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상자산 업계는 이미 양자내성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 PQC) 개발에 착수하는 등 양자컴퓨터로도 해독이 어려운 새로운 암호화 방식을 도입해 미래 양자컴퓨팅 시대에서 안전한 거래를 보장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반면 양자컴퓨터가 거래 시간을 단축하고 시스템 효율성을 개선함으로써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 화폐 시장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현재의 작업증명(PoW) 방식의 채굴은 엄청난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하지만, 양자컴퓨터를 활용하면 이러한 계산을 훨씬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채굴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단기적으로 기존 암호 체계가 흔들릴 수 있어 업계 전반의 대응이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 포스트 양자 암호 도입과 블록체인 프로토콜의 업그레이드를 통한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가상자산 생태계 정착을 위한 노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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