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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 왜 주가는 오히려 하락하는가

by 00년 새내기 2025.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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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과 주식시장

2025년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 시장은 불확실성 해소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정치 공백에 대한 우려, 글로벌 악재, 정책 방향 부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단순한 정치 이벤트보다 구조적 신뢰 회복이 더 중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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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3: 소제목입니다.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인용했다. 이는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세 번째로 내려진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이었다. 정치적으로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 사건이었지만, 경제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사안이었다. 보통 이처럼 대형 정치 이벤트가 발생하면, 불확실성이 해소되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며 주가가 반등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 시장은 단기적인 반등세를 보였던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번 2025년의 경우, 대통령 탄핵 인용 직후 KOSPI 지수는 오히려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는 전례와는 다른 흐름이었으며, 투자자와 정책당국 모두가 상황을 냉정히 되짚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주가 하락 이유 : 탄핵 = 정치적 공백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불확실성 해소"라는 정치적 키워드 하나로 설명되기에는 다소 복잡한 내외부 환경이 얽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먼저, 이번 탄핵은 시장에 정치적 안정이라는 신호를 주기보다는 정치적 공백이라는 새로운 리스크를 떠안긴 결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동시에 글로벌 변수, 특히 미국의 관세 정책, 중국 경기 둔화,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 같은 외생적 요인들이 시장 전반에 걸쳐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로 인해 시장은 탄핵이라는 정치 이벤트 자체보다는, 그 이후 전개될 국내 정치 및 정책 환경과 글로벌 경제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되었다.

 

실제로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지표를 보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2024년 12월 당시 KOSPI의 12개월 선행 PER은 8.4배 수준이었다. 이후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는 PER이 8.1배까지 하락하며 시장의 우려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그리고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진 이후 PER은 점진적으로 회복되어 9.4배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론적으로 보면 이는 긍정적인 변화다. 그러나 PER이 회복되었다는 것은 주가가 오를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는 뜻일 뿐, 실제 주가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PER의 회복은 투자 심리가 안정되었음을 나타내는 간접적 신호일 뿐이며, 그 회복세가 이어지려면 명확한 정책 방향성, 경제 지표 개선, 그리고 글로벌 환경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특히 이번 탄핵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닌, 불완전한 권력 공백이라는 점에서 과거 사례와 구별된다. 대통령이 탄핵되면, 통상적으로 조기 대선이 실시되고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책 연속성이 다시 확보된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권한대행 체제의 불확실성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퍼지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수개월 동안 정부 정책은 사실상 큰 방향 전환 없이 기존의 관성에 따라 흘러갈 가능성이 크며,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다.

 

 

 

주가 하락 이유 : 신속한 정책 결정 어려움

또한 재정 정책 측면에서도 당장은 의미 있는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는 0.5%에 불과한 수준으로, 재정건전성은 높지만 그만큼 재정정책이 소극적으로 운용되어 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의 경우는 이미 3~7% 수준의 재정적자를 유지하며 경기 부양을 위해 과감한 지출을 집행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매우 제한적인 재정 운용을 해왔다. 대통령이 부재한 권한대행 체제에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단행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외부 변수 또한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탄핵 인용 결정 직전인 4월 3일, 미국 정부는 새로운 상호관세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중국과의 무역 분쟁 재점화라는 우려를 낳았고, 한국의 수출 의존적 산업 구조상 그 여파는 즉각적으로 반영되었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철강, 전자부품 등 주요 수출 업종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었고, 외국인 자금 유출도 가속화되었다. 이와 동시에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환율 불안정성도 외국인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코스피

한편, KOSPI 밸류에이션 역사에서 PER이 8배 수준까지 하락했던 사례는 총 8번 존재한다. 이 중 3번은 정치적 불확실성과 직결된 시기였다. 2004년, 2017년, 그리고 2025년이 그것이다.

 

이 통계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PER 하락에 강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그 이후에는 PER이 반등하여 평균 수준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희망의 근거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단순히 PER 수치만을 기준으로 주가 반등을 예측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밸류에이션 회복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실적 상향과 정책 신뢰 회복이라는 두 조건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결국 시장이 바라는 것은 특정 정권의 존속 여부가 아니다. 시장은 방향성을 원한다. 그 방향성이 일관되게 제시되고,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 비로소 투자 심리는 회복된다.

 

탄핵이라는 정치 이벤트 자체는 그저 서막일 뿐이며, 그 이후의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지금처럼 권한대행 체제에서 정책 방향이 불분명하고, 외부 환경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는 PER 반등조차도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해야 할 일은, 단순한 정치 이벤트의 종료를 '반등 신호'로 간주하기보다는, 그 이후 전개될 경제 정책, 글로벌 변수, 정책 결정 구조의 변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착시에서 벗어나야 진짜 시장이 보인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한 사건이 정치적으로는 종결된 것처럼 보여도, 시장의 시계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그 방향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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