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부결
탄핵 정국 장기화 및 향후 시나리오
정치가 불확실하다지만 확실해지기 시작한 것도 있습니다. 어차피 현 정권이 장기간 유지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양당 공통된 주장입니다. 여당에서는 대통령 임기 단축 및 사임이라는 출구전략을 제시하고 있고, 야당에서는 빠른 탄핵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국제사회도 계엄령 사태에 눈을 돌렸습니다. 방식이 어떻게 결정되는 차기 대선이 조기에 치뤄질 가능성을 높게 생각해야 합니다. 어차피 계엄령 이전에도 정부와 국회와의 갈등이 파행으로 치달으며 정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는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일단은 불확실성의 구간을 지나가야 하지만 차기 대선 시점이 결정되며 정치적 리스크가 낮아지는 시점이 올 것입니다. 빠르게 대선이 치러지게 된다면 다음 정권을 고민해야 합니다.
1. 주식시장
KOSPI는 정치 리스크 잔존하는 한 추세적 반등 지연될 수밖에 없는 위축적 투심 환경 직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① : 국정동력 약화 불가피. 특히 밸류업 프로그램, 부존자원 시추 사업(대왕고래), 부동산 공급 확대 정책(1기 신도시 특별법 등), 방산 수출 정책에 우려감이 부상될 수 있습니다.
과거 대통령 탄핵 발생 시점에서 국회 의결까지 불확실성이 심화됐던 점을 고려해 시나리오 ① 하에서는 불확실성 장기화 국면 진입이 우려됩니다. 시위 확산 등은 최근 회복 가능성이 내비치던 경기 및 내수주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나리오 ② : 헌재 판결 전까지 불확실성 반복되나 결국 완화 수순 진입할 가능성 높다는 판단입니다. 국정 동력 소실과 사회 혼란 및 시위 확산은 소비주와 기존 주도주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다만 추가 계엄 가능성 소멸 및 정치 리스크 완화 수순은 결국 낮아진 밸류에이션 매력을 높일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2~3개 월 추가 변동성(헌재 판결 전까지 소요) 이후 빠른 회복세가 기대됩니다.
시나리오 ③ : 극단적 변동성 및 외국인의 바스켓 매도 급증 불러올 변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회의 견제, 민주적 절차 및 정 당성 여부에 따라 앞선 비상계엄과 유사한 경로 따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2. 외환시장
레벨업된 원/달러 환율은 안정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나리오 ① : 원/달러 환율 1,400원 초중반을 중심으로 등락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로 비상계엄 선포 후 원 /달러 환율의 상승분이 유지된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립니다.
구체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1,380~1,480원 범위의 등락 전망입니다. 1) 대외적으로 연준 금리 인하 기대 유지되며 강 달러 압력 완화. 2) 2004년 노무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시 대내 펀 더멘탈 훼손 미미. 3)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시장 안정 조치에 금융시장 변동성 억제. 4) S&P 등 글로벌 신평사 단기 한국 신용 등급 하향 가능성 제한 속 대외 건전성 지표 양호(한국 CDS 프리미엄, 외평채 가 산금리) 등의 요인이 상방을 지지할 것으로 보는 전망입니다.
시나리오 ② : 원/달러 환율 1,400원 중심으로 1,350~1,450원 등락 전망입니다. 탄핵 가결에도 헌재 판결로 탄핵 인용 전까지 잔존한 정치 불확실성에 원/달러 환율 속락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다만 추가 불확실성 제한돼 비상계엄 선포 후 원/달러 환율의 상승분은 점진적으로 반납될 것이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③ : 원/달러 환율 1,450원 상회한 채 등락 전망입니다. 대외 건전성 악화 속 주식에 이어 채권시장 내 외국인 자금 이탈과 내국인 자금까지 이탈 가세하며 원화 약세 압력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하는 견해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및 2011년 유로존 재정위기 및 미국 신용등급 강등 당시 한국 대외 건전성 우려 속 원/달러 환율 단기 급등. 중장기적으로 대외 달러화 가치에 맞춰 상승폭이 축소될 것으로 보는 전망입니다.
3. 채권시장
채권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지표는 1) CP 중심 단기시장 금리, 2) 외국인 국고채 현/선물 매매입니다. 단기자금시장은 한은 비정례 RP매입 통한 유동성 공급으로 안정된 상태입니다.
4일 이후 14.1조원 단기 자금이 공급되었습니다. 단기자금시장 경고지표로 활용하는 CP 3개월 – CP 7일 스프레드 22bp로 계엄사태 후 큰 변화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내년 2월말까지 RP 매입 계획 발표했기 때문에 2022년 레고랜드 사태처럼 단기자금시장 불안 가능성 낮게 판단됩니다.
외국인 국고채 현/선물 매도 전환 우려가 점증하는 것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2016년 10월 시작된 탄핵 정국 당시 약 한달 간 외국인은 3 년 국채선물 9.6만계약을 순매도한 바 있습니다. 계엄 사태 직후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 0.7만계약 순매수했지만, 이후 2일 간 0.8만계약 순매도로 전환되었습니다.
주말 거치면서 국정혼란 장기화 불안감 대두되면서 외국인 국채선물 순매도 확대 우려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11월 금통위 앞두고 선제적 금리 인하 기대하며 국채선물 순매수 포지션을 늘린 터라 향후 정치 불확실성 고조 시 순매도 되돌림폭 클 수 있는 부담이 존재합니다.
향후 통화정책과 국가신용등급 변동 요인으로 확산되지 않을 전망이 우세합니다. 다만 3개월 이상 장기화 시 단기 부채 상환 능력 의구심 형성되어 국가신용등급 하향 우려로 부각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반면 1~2개월 내 혼란 수습 시 추가 통화완화 기대가 부각되면서 주요 국고채 금리 하락 시도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정 혼란 수습 기간에 따라 채권 투자 심리 연동될 전망입니다.
4. 향후 전망
계엄령 사태로 연말 내수에는 악영향이 예상되며 수출에도 일시적 차질이 발생할 수 있겠습니다. 애초에 한국 증시를 둘러싼 상황도 우호적이지 않았습니다.
중국 경기 부진과 경쟁 강화로 특히 화학/철강/IT HW 등 한국 주요 산업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며 보조금 축소와 관세 부과 리스크까지 걱정되던 상황이었습니다.
일각에서는 현재를 2016년의 탄핵 상황과 비교하기도 하는데, 그 때는 반도체를 포함한 글로벌 경기가 호조세를 보였던 글로벌 경기 호황 구간이라 지금과는 다릅니다.
2016년의 사례에서는 탄핵 가결 후 헌재 판결까지 3개월, 이후 대선까지 2개월이 걸렸다는 정도와,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되자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증시가 올랐다는 점 정도만 참고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올해 하반기 한국 증시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생각했고 내년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치는 애초에 교착상태에 빠져있었고, 이번 계엄령 사태를 한국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어 한국 민주주의 복원력에 놀랐다는 외신의 시각도 존재합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한국의 민주주의적 회복성(resilience)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사례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불확실성이 지나고 이렇게 한국의 복원력이 입증된다면 이번에도 박스권 하단은 지켜낼 것으로 전망합니다.
불확실성은 상황이 확실해지면 확실성으로 바뀝니다. 정치권에서 빠른 결정이 내려지는 것이 증시에는 도움이 됩니다. 2004년과 16년의 탄핵 사태도 결국 지나고 나서 보면 해소되는 불확실성이었습니다. 현재 증시는 2018-20년 사이 미중 무역분쟁 및 코로나 판데믹 시기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에 위치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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