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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부메랑, 미국 증시 급락, 급등하는 환율

by 00년 새내기 2025.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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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부메랑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상호관세 정책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거센 후폭풍을 몰고 오고 있습니다. 미국 주식시장 급락, 국채 금리 반등, 연준의 금리인하 지연 우려, 미중 간 환율전쟁 리스크까지. 복잡하게 얽힌 변수들이 금융시장을 어떻게 흔들고 있는지, 지금 바로 살펴보겠습니다.

 

상호관세 부메랑

 

2025년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발표한 상호관세 정책은 단순한 무역 정책의 선언에 그치지 않았다. 그것은 곧바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도미노처럼 연쇄 충격을 일으켰고, 단기간에 각국 통화와 채권시장, 주식시장, 심지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대감까지 뒤흔들어버렸다.

 

애초에 트럼프 행정부는 이 상호관세 정책이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와 협상 지렛대 강화, 궁극적으로는 재정수지 균형 회복이라는 명분 아래 추진되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70개국 이상이 백악관과 협상 채널을 열었고, 국가별로 맞춤형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은 정반대다. 이른바 ‘상호관세의 부메랑’이 미국 본토로 되돌아오고 있다. 첫 번째 타격은 단연 주식시장이었다. 나스닥과 다우지수, S&P500 등 주요 지수는 4월 첫째 주에만 각각 3~5%의 낙폭을 기록하며 폭락했고, 글로벌 시장에서만 하루 만에 3조 달러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되었다.

 

미국 기술주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던 투자심리는 순식간에 얼어붙었고, ETF와 인버스 시장은 강한 출렁임을 보이며 위험회피 성향이 급격히 증가했다.

 

 

미국 증시 급락 국채까지 연결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증시 급락이 일시적 패닉에 그치지 않고 정책 신뢰도 자체에 균열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베센트 재무장관이 “시장이 녹아내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이후, 트럼프는 일괄 관세정책에서 국가별 개별 협상 방식으로 선회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곧 트럼프 행정부 내부조차 이번 상호관세가 시장에 미칠 충격을 완전히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주가 하락은 일시적’이라던 입장은 설득력을 잃었고,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파월 풋(Powell Put)’—즉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조차 이번에는 현실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이 퍼지기 시작했다.

 

주식시장 불안정성은 국채시장으로 곧장 번졌다.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 이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며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일시적으로 3.99%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곧바로 물가상승 압력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며 국채금리는 빠르게 반등했고, 4.29%까지 치솟았다.

 

이는 상호관세 도입 직후였던 4.13%보다 높은 수치이며, 시장이 상호관세를 단기적인 경기 침체 요인으로 보기보다는 중기적으로는 오히려 인플레이션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수입물가가 오르고, 공급망이 경직되며, 글로벌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공포가 반영된 것이다.

 

이런 국채 금리 상승은 단순한 수익률 곡선의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을 직접적으로 건드리는 변수이기도 하다. 연준은 작년 말부터 계속해서 “데이터에 기반한 금리 결정”을 강조하며 시장과의 신뢰를 쌓아왔다. 그런데 지금의 국채금리 상승은, 연준이 금리를 당장 내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점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파월 의장이 연준 의장 취임 이후 줄곧 강조했던 ‘디스인플레이션적 확신’은 이번 관세정책으로 흔들리고 있으며, 금리인하 시점을 6월 혹은 7월로 기대했던 시장 컨센서스는 9월 이후로 밀리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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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하는 환율

그렇다면 이 모든 사태의 진원지는 결국 ‘미중 간의 무역 전쟁 재점화’다. 상호관세 정책이 발표된 직후, 중국은 곧바로 104%에 달하는 보복관세를 발표했다. 이어진 환율시장에서는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했고, 달러-위안 환율은 7.41위안까지 급등하며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역외 위안화 약세는 단순한 외환시장 조정의 수준을 넘어서 ‘환율전쟁’의 서막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환율을 7.2038로 설정하면서, 위안화의 약세를 묵인하는 듯한 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 같은 움직임은 달러화 강세와 맞물려 원화에도 직격탄을 안기고 있다.

 

실제로 달러-원 환율은 4월 8일 기준 1,473.2원까지 치솟으며, 2009년 3월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1,500원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원화가 최근 들어 달러보다는 위안화에 더욱 동조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달러 강세가 원화 약세로 이어졌다면, 최근엔 중국발 위안화 약세가 원화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이는 곧 한국의 외환시장이 미중 갈등이라는 외부 변수에 더욱 취약해졌음을 보여준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의 자체적인 악재도 외환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먼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시점이 2024년 11월에서 2025년 4월로 미뤄졌다는 소식은, 원래 기대되던 외국인 자금 유입의 타이밍이 늦춰졌다는 점에서 환율에 단기적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또 JP모건이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0.9%에서 0.7%로 일주일 만에 하향 조정한 것도 뼈아프다.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압박도 함께 커지고, 이는 결과적으로 원화 약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환율전쟁 장기화

 

[그림1]에 따르면 상호관세 발표 이후 급락했던 10년 국채금리는 물가 우려로 인해 반등했으며, 현재는 4.3%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림2]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1,500원에 근접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금융시장이 지금 얼마나 불안정한지, 그리고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얼마나 예측 불가능한 현실과 싸우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경고등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런 환율전쟁이 단기적 조정으로 끝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데 있다. 미국이 만약 위안화 약세를 용납하지 못하고 추가 보복관세를 부과한다면, 중국은 단지 관세뿐만 아니라 미국 국채 매도 카드까지 꺼낼 수 있다.

 

중국은 약 8천억 달러 이상의 미국 국채를 보유한 최대 채권국 중 하나다. 이들이 미국 국채를 매도하게 된다면 미국의 장기 금리는 급등하고, 달러는 단기적으로는 약세 전환되며, 미국의 대외 신뢰도 역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이 모든 흐름은 ‘상호관세’라는 단일 정책이 얼마나 다층적이고 연쇄적인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단순한 수입규제 정책이 금융시장의 신뢰, 환율시장 안정성, 통화정책의 유연성, 글로벌 정치 외교까지 파고드는 거대한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져 있고, 투자자들은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와 싸우고 있다. 상호관세가 정책적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금융시장은 더 이상 단순히 ‘금리와 수급’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것은 정책의 방향성과 글로벌 감정선, 외교적 언사와 환율전쟁의 맥락까지 모두 통합적으로 반응하는 매우 민감한 생명체가 되어가고 있다.

 

향후 상호관세 협상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그리고 미중 간의 대립이 봉합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번 상호관세 정책은 세계 경제가 얼마나 복합적인 연결망 위에 놓여 있는지를 명확하게 드러내 주었으며, 단 하나의 정책이 세계 금융 시스템 전체를 흔들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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