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금, 은행 위기 우려 속 상승랠리
최근 SVB(실리콘밸리은행) 사태 이후 글로벌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도, CRB 원자재 지수는 지난주 대비 1.50% 상승하여 258.49pt가 되었습니다. 비철금속 3.30%, 에너지 2.22%, 귀금속 0.87% 등 원자재 섹터 내 농산물을 제외한 모든 섹터가 상승하였으며, 특히 금 가격이 상승하였습니다. 지난주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1,978달러로 마감하였지만, 금 가격이 장 중에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선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도이체방크 CDS 프리미엄 폭등과 주가 급락으로 인해 은행 시스템 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났고, 이로 인해 금 가격은 소폭 하락하였습니다.
금 가격 상승의 이유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은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가 우려될 때 매력이 더욱 높아진다. 금 투자의 가장 큰 특징인 ‘환금성’ 때문이다. 자산의 가치를 온전히 현금화할 수 있는 ‘환금성’ 덕분에 금은 특히 인플레이션으로 통화의 화폐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가치를 온전히 유지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한 투자 상품인 것이다. SVB의 파산 이후 금융 리스크 위기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금융 위기의 피난처’로 금에 유독 자금이 몰리는 이유다.
원자재 시장에서도 눈에 띄는 금으로의 자금 유입
원자재 시장에서는 금으로의 투기적 자금 유입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주요 13개 원자재 선물옵션에서의 매수 및 매도 포지션은 연초 이후 증가하였으며, 2023년 3월 10일 주간 금 선물옵션 순매수포지션은 15.5만 계약으로 1월 27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였습니다. 그러나 금을 제외한 에너지, 구리, 농산물의 순매수포지션은 각각 1주, 3주, 4주 연속으로 감소하였으며, 구리의 경우 3주 연속으로 순매도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금 가격이 역대 고점을 찍을 수 있는가
2023년 금 가격이 역사적 고점인 온스당 2,063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됩니다. 2020년 8월 6일 금 가격이 역사적 고점을 기록한 것은, 1) 코로나19로 인한 안전자산 수요 증대, 2) 달러 약세, 3) 실질금리 하락, 4) 역사적인 수준으로의 ETF 자금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금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금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금 가격이 전고점을 넘기기에는 금 가격 상승을 위한 충분한 요인들이 부족합니다. 현재는 SVB 사태로 인한 은행 파산 우려와 연준의 금융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달러 불확실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달러화 강세 압력이 높아졌다고 판단되며, 이는 금 가격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중앙은행의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간의 딜레마로 인해 2020년과 같은 실질금리 하락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긍정적인 이슈도 아직 남았다
다만, 현재 금융 자금이 금으로 유입된다는 점은 긍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투기적 자금 외에도 2022년 4월 이후 감소하고 있던 ETF 금 보유량이 상승하였습니다. ETF 금 보유량은 2023년 2월에 9,289.4만온스로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금 수요 추이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ETF와 같은 금융 관련 금 수요보다는 금 바 및 코인과 같은 실물 금 수요와 중앙은행 금 매입량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2023년 금 가격은 기존의 온스당 1,750달러에서 2,070달러 사이의 Range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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