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방송활동 중단, 더본코리아 주식·사과·논란·방송 중단 전말 정리
백종원 방송활동 중단
백종원 사과 및 방송활동 중단 선언
2025년 5월 6일 아침,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하나가 대한민국 전역을 흔들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고개를 숙이며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영상 속 그는 담담하면서도 깊은 반성의 목소리로 자신이 더는 방송인이 아닌 기업인으로서 더본코리아의 경영 정상화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제 저는 방송인이 아닌, 더본코리아를 책임지는 사람입니다."라는 말은, 그가 단순히 잠시 물러나는 것이 아닌 방송 활동 전면 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렸음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이는 단순한 셀럽의 은퇴 선언이 아니다. 백종원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한 사람의 브랜드가 아니라, 수십 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거느린 경제적 생태계이며, 그가 방송에서 미치는 영향은 연간 수백억 원의 브랜드 가치와 직결된다. 그런 그가 방송을 접겠다는 말은 개인의 커리어 포기 수준이 아닌, 산업 구조에서의 중대한 변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의 사과는 이번이 세 번째였다. 이미 서면과 주주총회를 통해 사과했지만, 영상으로 고개를 숙인 것은 그만큼 사태의 중대성과 대중의 실망감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모든 문제는 저에게 있다"는 발언은 그가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제부터의 모든 후속 조치가 개인의 이미지가 아닌 기업의 생존과도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백종원 논란, 무엇이 있었나
2025년 상반기 내내 더본코리아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수준의 악재에 시달렸다. 사건의 시작은 상대적으로 사소해 보였던 일부 제품의 품질 논란이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원조쌈밥집의 고기질이 떨어진다', '홍콩반점 짬뽕 맛이 달라졌다'는 리뷰가 퍼지며 불만이 확산되었다. 하지만 결정타는 원산지 표기 오류였다. 공공기관이 조사한 결과, 일부 브랜드에서 사용된 식자재의 원산지가 실제와 다르게 표기되어 유통된 사실이 드러났고, 이는 단순 실수로 넘길 수 없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논란의 정점을 찍은 사건은 단연 '빽햄' 파동이었다. 2025년 초, 더본코리아가 출시한 프리미엄 햄 브랜드 '빽햄'이 가격 대비 성분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SNS를 통해 제품에 포함된 정제수 함량과 저급 부위의 사용 사실을 제기했고, 이후 식품 관련 커뮤니티와 소비자단체에서도 품질 과장 광고 논란이 확산됐다. 특히 '아이 반찬으로 믿고 샀는데 속았다'는 정서가 퍼지면서, 빽햄은 단숨에 '프랜차이즈판 곰탕 사태'로 불리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문제는 단순히 품질에 그치지 않았다. 빽햄을 유통했던 일부 대형 마트에서 유통기한 표기 오류가 확인되면서, '위생 불신' 이슈로까지 확장됐다. 더불어 '백종원이 직접 고안했다'는 마케팅 문구 역시 허위·과장 논란에 휘말리며, 오히려 신뢰를 갉아먹는 결과를 초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문구가 소비자 오인을 유발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 또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이어진 지역 축제 위생 논란도 치명적이었다. 지역 축제에 출점한 더본코리아 브랜드 푸드트럭에서 위생 문제가 발생했고, 몇몇 소비자가 식중독 의심 증상을 호소하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다.
게다가, 그간 백종원 브랜드의 강점이었던 '신뢰'와 '안정감'이 무너지자, 누리꾼들은 과거 방송에서의 조리법이나 위생 지도를 언급하며 그 이중성에 실망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가르치던 사람이 지키지 않았다'는 실망은 그 어떤 위기보다도 더 치명적인 정서적 배신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더해 농지법 위반 의혹, 세금계산서 미발행 논란, 일부 직영점 노동자들의 근로환경 문제까지 불거지며, 백종원이라는 브랜드는 순식간에 '국민 사장님'에서 '오너 리스크의 중심'으로 전락했다. 이는 단순한 이미지 타격을 넘어서, 더본코리아 전체 브랜드 생태계에 심각한 균열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더본코리아 주식 나락, 경영자리스크
상장 직후에는 상승 흐름을 보였지만,, 원산지 표기 논란, 식품 위생 문제, 그리고 5월 초 백종원 대표의 전격 방송활동 중단 선언이 이어지며 주가는 지속적인 하락세로 전환됐다. 실제로 상장 직후 최고가였던 64,500원(2023년 11월 6일)을 기록한 뒤 급락을 거듭해 2025년 4월 9일에는 최저가 26,100원을 찍었다.
이러한 하락세는 투자자 신뢰 하락과 실적 우려를 반영한 결과다. 상장 후 주가 급등은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였으나, 제품 논란과 가맹점주와의 갈등, 그리고 조직 운영의 투명성 문제 등이 겹치며 '브랜드 프리미엄'이 빠르게 꺼진 것이다.
또한 더본코리아의 리테일(HMR) 제품군도 유통망에서 일부 퇴출되거나 프로모션에 의존하는 형태로 전환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었다. 식품 OEM 계약 업체들과의 관계도 불안정해졌고, 주요 유통 채널에서의 '백종원 브랜드' 신뢰도는 눈에 띄게 하락했다.
기업의 향후 계획이었던 2025년 기준 매출 4,000억 원 달성과 해외 직영 확대 전략은 사실상 전면 수정이 불가피한 상태다. 기업설명회(IR)는 연기되었고, 기관 투자자 대상 비공개 질의응답 시간에는 'CEO 리스크에 대한 대응 전략 부재'가 반복적으로 지적되었다.
특히 프랜차이즈 업계는 오너의 이미지와 리더십이 수익성과 직접 연결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주가 하락 이상의 위기를 시사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1~2년 내에 상장폐지를 포함한 기업 구조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향후 방송 활동 전망(흑백요리사 시즌2 등)
백종원의 방송 중단은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도 상당한 여파를 줄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기획 중이던 '흑백요리사 시즌2'와 '집밥 백선생 시즌3'은 사실상 무산 수순에 들어갔다.
두 프로그램 모두 사전기획이 완료되었으며, 일부 출연진 섭외 및 파일럿 촬영까지 진행되었으나, 백 대표의 전면 하차로 인해 방송국 측은 편성을 보류하거나 전면 재구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가에서 백종원은 단순한 출연자가 아닌, 하나의 콘텐츠 플랫폼이었다. 그가 등장하는 프로그램은 음식 예능 이상의 효과, 즉 브랜드 간접광고(PPL)와 문화소비 트렌드 전파에 핵심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방송사의 향후 라인업에도 재편이 불가피하며, 관련 제작진과 협찬사들의 손실도 불가피하다.
일부 업계 관계자는 '백종원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다수의 셰프와 인플루언서들이 대거 방송계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백종원식 캐릭터'를 대체할 수 있는 인물은 현재로서는 마땅치 않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백종원 리스크 시사하는 바
백종원의 추락은 단순한 개인 브랜드의 쇠락이 아니라, '스타 프랜차이즈' 모델 자체의 허상을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이다. 그간 수많은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유명인을 앞세워 '신뢰'를 확보하려 했고, 소비자는 그 인물의 캐릭터를 믿고 브랜드를 선택했다. 그러나 이 구조는 오너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브랜드 전체가 흔들리는 치명적 약점을 지닌다.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은 빠른 확장성과 낮은 진입장벽을 무기로 성장했지만, 품질관리와 본사-가맹점 간 상생구조는 여전히 미흡하다. 백종원 사태는 이 구조적 결함이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브랜드 수익률보다 본사의 마진을 우선시하는 계약구조, 단기 홍보에 의존한 확장전략, 브랜드 피로도를 고려하지 않은 리뉴얼 실패 등이 이번 사태를 키운 배경이기도 하다.
이제는 단순히 인물에 의존한 구조를 넘어서야 한다. 제품과 운영, 서비스의 품질 자체로 승부하는 시스템 중심의 프랜차이즈 모델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비단 더본코리아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에 주어진 과제다.